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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의 음악캠프 20주년을 기념해서 배철수 아저씨가 직접 선정한 100개의 팝 명반들이다. 짧지만 위트있는 커멘트가 인상적이다. 배철수 아저씨 주관적 견해가 강한지라 종전에 우리가 봐왔던 음악 전문 잡지나 평론가들의 칼럼에 이름을 올리던 음반이 빠져있는 경우도 있고 의외의 음반이 들어와있는 경우도 있다. 하기사 음반이 좋고 나쁘고를 판단하는데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할수 없겠지만. 대강 살펴보니 들어본 앨범이 반도 안되는거 같은데 이번 기회에 하나하나 들어봐야 겠다.

 

굳이 팝을 들어야 하느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내 음악취향을 남에게 걍요하거나 추천하는 편은 아닌데도 이런 질문을 받는 이유가 뭘까. 내가 굉장히 토속적으로 생겨서일까. 어쨌든 난 음악 듣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팝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음계 체계는 서구에서 온 것이다. 개항기 서구 음악의 유입과 함께 나타난 창가문학의 발생과정과 가사문학의 변모양상을 억지로 끼워맞춰 말을 만들면 우리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이음새를 찾을 수 있겠지만 굳이 이런 억지를 부려가며 역사를 재구성할 필요는 없는 같다. 확실히 서구음악은 우리에게 새로운 것이고 우리가 그 양식을 받아들여 수용하게 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앗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 팝 음악을 통해 배울 것이 많다. 그들이 갖고 있는 음악시장의 인프라나 팬으로서 음악을 향유하는 자세와 창작자, 제작자로서 음악을 만드는 자세 등 아직은 그들을 벤치마킹할 때다. 몇몇 가수가 해외에서 활약한도고 해서 우리 음악 수준이 크게 진일보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퇴보한 부분이 더 많은데 배우려는 자세는 과거보다 많이 사라졌다.

 

인디밴드의 음악을 도둑질해서 버젓이 메이저에 나와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신인이 있질 않나 천재니 싱어송라이터니 하는 감당하지도 못할 허울에 시달려 유명 곡들을 교묘히 짜집기 해서 자기가 만든 것인양 으스대는 비양심적 양아치도 있다. 노래를 하기 위해 가수가 된 것이 아니라 연예계에 진출하기 위해 가수를 한다. 공연이 아닌 방송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한다. 방송이 자신의 음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생계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건 한국 방송산업의 특성을 고려하고서라도 이해할 수 없는 맥락이다.

 

아직은 배울 때다. 이렇게 말하면 문화의 상대성을 들먹이며 서구의 것은 양질의 문화고 국산은 저질 문화냐고 투덜대는 이들이 있다. 그런게 아니라 대중음악이라는 거대한 범주 내에서 수준 높은 것과 수준 낮은 것을 따지자는 것이다. 예술 작품들 간에는 분명 수준 격차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차르트같은 천재가 여러 전설과 함께 오랜 시간 기억되는 것이다. 수준 높은, 더 잘 된 음악을 듣고 지금 우리가 얼마나 허접한 음악들을 듣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괜히 옛날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이렇진 않았다. 그래서 더욱 아쉽다.

 

신인가수들의 표절문제가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심했더라. 내가 느끼는 한국 가요계에 대해서 유감이라는 제목을 달아 길게 써나가다가 창을 닫았다.

 

"옛날 노래가 좋았다." 라는 말을 꺼내는건 어쩌면 과거에 대한 막연한 향수일수도 있고 과거 뮤지션들이 좋은 멜로디 라인을 선점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유행에 대한 반발심리에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요즘 가요계에 정이 안가는건 '가수'라고 부를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인거 같다.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은 정말 오만하고 무책임한 말이다. 이제 대중은 가수를 공연장이나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만난다. 워낙에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다보니 노래에 집중할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부족하신가보다. 글이 또 길어지려하니 이만 줄인다. 이제 가수와 엔터테이너를 확실히 구분해야할 시대가 왔다. 누가 이런 추세에 돌을 던지겠나. 이런 추세가 제작자, 가수, 대중 모두의 합작품임을 부인할 수 없는데.

 

어쩌면 이건 한국 가요계의 문제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극적인 한 소절을 계속 반복하는 일명 후크송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2000년대 미국 팝씬의 주도적인 경향이었기 때문이다. 묻고싶다. 21세기 들어와서 정말 노래 잘하는 보컬이 몇명이나 등장했나? 정말 음악 잘하는 스타가 몇명이나 등장했나? 열 손가락 채우기 힘들 것이다.

 

공부의 신

음담패설 | 2010/01/20 01:36 | megalo

참 노골적인 네이밍이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나온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입시를 전면에 내세운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현재의 과열된 입시풍토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여기서 승리자가 되자는 지극히 현실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하긴 입시라는 말이 교육을 대체하게 된건 꽤나 오래전의 일이다. 사람들은 단지 불편한 진실을 피하려고 노력했을 뿐이지만 누구나 알고 있다.

 

어릴 때 부모님께 "공부 안하면 나이 먹어서 고생한다." 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애둘러 표현한 것인데 드라마에선 입시생들을 상대로 무차별하고 직설적으로 사회의 진실을 쏟아 붓는다. "공부 못하는 놈은 평생 공부 잘하는 놈한테 이용만 당하다 인생 마무리한다." 물론 입시생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살에 시리게 와닿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뼈 저리게 이 불편하고 잔인한 진실을 깨닫는데는 그로부터 불과 몇년이 걸리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드라마가 나아갈지 모르겠지만 좀 더 뻔뻔하고 노골적으로 나갔으면 한다.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선 진실과 직면해서 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꿈과 우정, 사랑이 넘치는 학교는 예전에 사라졌다. 아니 역사상 단 한 곳도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학교를 만드는 것이 교육계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할 최종 목표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현재를 알아야 한다.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인정해야 한다. 숨긴다고 능사가 아니다. 이미 우리 눈 앞의 현실을 외면한다고 어떤 대안이 나오겠나. 이런 점에서 <공부의 신>은 어쩌면 큰 성과를 낼지도 모르겠다.

 

<공부의 신>의 후속작으로는 <취업의 신>이 나오면 어떨까. 이번엔 대학의 이야기다. 마르크스가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무너뜨려야 한다는 지식의 상아탑이자 캠퍼스의 로망이 살아있는 대학은 대체 어느 시대 이야기냐. 상경계열에 점수가 안되면 인문계열에 온단다. 왜? 취업에 불리하니까. 적성이 아니라 취업에 유리한 과를 찾아 수험생들이 몰린다. 전공 공부는 뒷전이다. 전공 공부를 학점을 받기 위한 스펙 쌓기 일환으로 여기는 대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나도 다를게 없다. 취업에 가산점이 된다는 활동만 줄곧 찾아 다닌다. 대학교에 와서, 대학생일 때만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분명 많으리라 본다. 난 지금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포기한 것들이 미래의 나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져다줄까? 모를 일이다.

 

+ 긴 글을 남기기 위해 블로그를 하나 더 열었다. 얼마나 더 쓸지 모르겠으나 앞으로 할 얘기가 많아지면 그쪽을 이용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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